2. 약간의 문장 첨가
: 오늘은 문장을 선택하기가 참 어려웠습니다. 다들 마음을 쿡! 하고 찌르는 듯한 문장들이기 때문입니다. 처음 이 그림책을 봤을 때는 주인공에게 최대한 감정을 이입하지 않으려 노력했습니다. 눈물이 계속 터져나올까봐요.
'왜 슬픈지 알 수 없을 때도 있습니다. 슬픔은 어디선가 나타나 나를 덮어 버리는 구름 같습니다. 에디가 없어서 슬픈 건 아닙니다. 어머니가 안 계셔서 슬픈 것도 아닙니다. 그냥 슬플 뿐이죠.
살다보면 감정의 롤러코스터를 탈 때가 많이 있습니다. 특히 코로나 블루가 지배하고 있는 이 시기에는 더욱 그렇겠죠. 슬픔은 예고를 하고 닥치는 게 아니니까요. 대비를 할 수도 없고, 상황이 벌어진 후에는 이미 슬픔이 나를 집어삼키기 시작한 때니까요.
3. 생각 한 스푼
: <내가 가장 슬플 때>는 제가 아는 그림책 중 유일하게 자식의 죽음을 다룬 그림책입니다. 마음의 준비를 할 시간도 주지 않은 채 독자들을 바로 깊은 슬픔 속으로 데려가죠. 과연 자식의 죽음 앞에서 담담한 부모가 있을까요? 사람이라면 누구하나 담담함을 유지할 수 없을겁니다.
이런 생각은 하기도 싫어서 아예 머릿속에서 지워놓고 생활을 하기도 하지요. 그런데 마이클 로젠과 퀜틴 블레이크는 이 문제를 수면 위로 끄집어 올려놓았네요. 우리나라에서 처음 이 책이 출간된 건 2004년인데 그 당시에 사람들의 반응은 어땠을지 궁금합니다.
영국에서 가장 인기가 많은 작가인 퀜틴 블레이크는 무채색을 활용하여 자식을 잃은 아버지의 내면 상태를 아주 잘 표현하고 있습니다. 에디가 살아있을 때를 회상하는 장면이 있는데, 이 부분을 보니 눈물이 나기 시작하더라고요. 여전히 내 앞에서 웃어 줄것 같고 움직일 것 같은 아이가 실제로는 없다고 생각하니 어찌나 마음이 먹먹하던지요.
슬픔을 이겨내기 위해 노력도 해보지만 이기려는 마음을 먹는다고 이겨내지는 것이 아니죠. 의식하면 의식할수록 점점 더 그 아이의 존재가 크게 느껴지지 않을까요. 자식을 둔 아버지의 입장에서 읽기가 쉽지는 않은 책이었습니다.
4. 또 다른 그림책
: 가장 먼저 떠오른 건 샤를로트 문드리크의 <무릎딱지>입니다. 그림책의 첫 문장이 이렇게 강렬할 줄은 몰랐던 작품이죠. 저는 이 그림책을 읽어줄 때마다 눈물을 흘립니다. 말을 하는 것만으로도 너무 큰 슬픔이 차올라 잠깐씩 말을 멈춰야하는 작품이에요. 다른 작품은 레베카 콥의 <보고 싶은 엄마>입니다. 이 책도 엄마의 상실을 담고 있는 책이지요. 마지막으로는 아빠의 상실을 다룬 전미화 작가의 <씩씩해요>입니다.
#내가가장슬플때#마이클로젠글#퀜틴블레이크그림#김기택옮김#비룡소#눈물나는그림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