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은 없고 잘하고는 싶고

이달의 북큐레이션


추천 북큐레이션입니다.

시간은 없고 잘하고는 싶고


김성광, 푸른숲, 2020.
봄과 가을에는 책을 들고 공원으로 나섰다...
잠시 파란 하늘을 올려다 보고 숲의 공기를 마시면 깨끗한 피가 돌며 하루가 다시 시작되는기분이 들었다. 공원에서는 주로 고요하고 담백한 소설, 숲이나 나무에 관한 책, 문명세계에서 조금 거리를 두는 책들을 읽었다. 벤치에 앉아 그런 책을 읽을 때 이따금 거미가 띨어져 문자들을 가로질렀고, 낙엽이 어깨나 무릎으로 떨어져 바스락거렸다. 내가 놓인 풍경과 책 속의 풍경이 일체감을 이룰 때 마음은 더 고양되었다. 풀벌레소리와 새소리와 햇살의 빛깔에 관심을 기울이다 보면 정작 책은 더디게 읽혔지만 더 많은 것을 얻은 기분이다.
비가 많이 오는 날도 좋았다. 기다란 빗줄기가 일거에 쐬아 쏟아지는 소리를 나는 좋아한다. 그런 비가 내리는 날엔 오히려 세상이 조용하다. 빗소리에 다른 소리가 모두 묻혀서 책이 깨끗하게 마음속으로 들어온다. 그 상태가 너무 아름다워서 나라는 사람이 아름다위진것 같다 느끼기도 한다. 비 오는 날에는 회사 1층의 통유창이 있는 카페 창가에서 책을 읽었다. (25~26쪽)

나의 일이 누군가의 독서를 확장시키고 더 나아가 그 사람의 삶이 보다 두터워지는 데 기여하기를 희망한다.(34)

나를 매혹하는것이 나의 일이 될 때 일은 삶의 각별한 일부가 된다. 간혹 여유가 생겨 이런 저런 책을 검토하고 구매 데이터를 세밀하게 쪼개며 독자들의 관심과 취향을 들여다볼 때의 몰입감이 즐겁다. 내가 추천하는 책이 누군가의 서가에 꽂힌다고 생각하면 희열을 느낀다. 새로운 기획을 구상하며 일에 깊이 더 빠져들고싶다. (35)

관계가 괜찮으면 다 괜찮다. 혹 잘못된 길로 들어갔더라도 관계만 괜찮다면 우리는 손잡고 빠져나와 새로운 길을 찾을 수 있을 테니까.

sns에 #지금읽고있는책, #출퇴근독서라 해시태그를 달아서 읽고있는 책을 매일 소개한다. 팔로워수가 많지는 않지만 내 주변 사람들에게라도 좋은 책들을 소개하고싶어서다.(187)
다만 여전히 시간이 부족해서 아쉽다.

충분히 시간을 들이지 못하고 누군가를 평가하는 일은 늘 찜찜한 기분을 남긴다. 사람 뿐만이 아니라 책을 판단하는 일도 그렇다.

매일 도착하는 가지각색의 책은 나를 새로운 세계로 인도했다. 어떤 날은 아름다운 문장을 탐하고, 어떤 날은 우주의 먼지와 몸속의 유전자를 상상했다. 주중에는 얇은 책을 후루룩 읽으며 출퇴근했고, 주말에는 두꺼운 책을 펼치고 밑줄을 수백 개 그어가며 읽었다.(191)

능숙함에 이르는 길은 '열심' 보다는 '계속'이다.(194)

서점직원으로 늙어갈수있을지에 대해 확신할수없다. 변수가많다. 하지만 나는 단조로운 경력을 가급적 유지하고싶다. 한장한장 책을 읽으며 업계의 좋은 분들께 가르침을 받으며 서점직원으로 늙어갈 수 있기를 희망한다. 다시 '바다의 시대'가 도래했을 때 내가 서점의 어느 구석진 자리에 걸터앉아 있길 희망한다. (198)

겨우 한 시간 남짓, 점심시간 혼밥을 하며 책 읽는시간 확보. 온라인서점에 근무하는 30대, 따뜻한 지안이 아빠, 굉장한 행운인 아내 수민이 빛을 발할수있도록 든든한 바탕이되고 싶은 다정한 남편, 치열한 서점MD인 그에게 할일은 정말 많고 시간은 늘 부족하다.
시간은 없고 잘하고는 싶은 이 보석같은 남자, 오래오래 서점을 지켜주길 소망한다.

#시간은없고잘하고는싶고, #김성광,

김연옥 0 3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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