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조안이혜

교육 및 연수

<나는 책으로 도망간다 4> - 조안이혜


<나는 책으로 도망간다>
네 번째 이야기 '우리는 무엇을 배우고 가르쳐야 하는가?'
- 1탄. 교육은 과연 정의로운가?


-

『배움의 발견 Educated』, 타라 웨스트오버 지음, 김희정 옮김
 9f5a39f0bd7e7e481cfc8b208852f363_1597681157_6047.jpg 

 9f5a39f0bd7e7e481cfc8b208852f363_1597681170_4756.jpg 

 지난 컬럼에서 들여다 본 『트렌드 코리아 2020』(김난도 외)에서 책은 우리에게 질문했습니다.
나는 누구이고, 나다움은 또 무엇이냐고.

명상이 유행을 하고, 취미를 통해 자신의 취향을 발견하고 드러내는 것이 트렌드가 된 지금, 역설적이게도 스스로를 알지 못하는 다수는 지금의 이러한 분위기에 더욱 고립될 수 밖에 없습니다.
'나'라는 유기물을 정의하는 것이 무엇이길래 이토록 고뇌하게 만드는 것일까요?
AI와 로봇에 대한 콘텐츠가 홍수처럼 쏟아지는 시대에 나를 발견해야 하는 이유는 어디에 있는 걸까요?
정말 우리가 그럴 필요가 있는 걸까요?

오늘 그 답을 해줄 책을 소개합니다.
나를 찾아가는 지난하고 격렬한 여정을 소개한 책, 타라 웨스트오버의 자전적 에세이 『배움의 발견 Educated』 입니다.

9f5a39f0bd7e7e481cfc8b208852f363_1597681189_841.jpg 


 누가 역사를 쓰는가?

이 책의 저자인 타라 웨스트오버는 독실한 모르몬교 신앙자인 부모 밑에서 태어난 일곱 남매 중 막내딸입니다.
타라의 아버지는 공교육을 비롯한 모든 정부로부터의 지원을 거부했습니다.
필요한 지식과 지혜는 성경에, 하고자 하는 일은 신이 하시는 일이라고 믿었던 그녀의 아버지로 인해, 그녀는 16년간 사회로부터 격리되어 벅스피크의 산과 아버지의 폐철처리장을 세상이라 믿고 자랐습니다.
다른 여섯 형제 중 맏이였던 오빠 숀은 오랜 시간 그녀에게 폭력을 행사하고 사과하기를 반복했습니다.
하지만, 그녀의 부모는 그런 그녀와 그녀의 오빠를 방관했지요.
뿐만 아니라, 그녀는 화장을 하는 여느 또래 여자 아이들을 창녀라 여기도록 교육 받았고, 통조림을 만들고 총을 구매하며 곧 닥칠거라 믿은 주정부 요원들과 세상의 종말에 대비했지요.

그녀에게 새로운 세상을 알려준 첫 메신저는 그녀의 셋째 오빠 타일러였습니다.
타일러는 그녀에게 처음으로 음악의 아름다움을 알려주었고, 이후 그녀에게 대학 입학의 계기를 만들어 줍니다.
그녀는 결국 대학에 입학했지만, 그 안에서 자신의 세계가 얼마나 편협하고 조악했는가를 확인하고 깊이 절망합니다.
그때까지 그녀가 알고 있던 지식은 아버지의 시선에 의하여 편집된 것이 대부분이었습니다.
대학이라는 지식의 데이터베이스 한 가운데에서 그 나머지를 채워넣거나 모르는 지식을 새롭게 배워나가는 노력을 기울여야만 했고, 기존의 잘못된 지식을 갈아엎는 것은 더 큰 희생과 고통을 감내하게 했습니다.
이런 과정을 통해 그녀는 비로소 자신에게 부재한 것이 무엇인지 깨달았습니다.
이후 진짜 타라 웨스트오버가 되어 벅스피크로 돌아가지요.

9f5a39f0bd7e7e481cfc8b208852f363_1597681210_5473.jpeg 


 교육의 울타리는 과연 정의로운가?

"삶을 이루는 모든 결정들, 사람들이 함께 또는 홀로 내리는 결정들이 모두 합쳐져서 하나하나의 사건이 생기는 것이다. 셀 수 없이 많은 모래알들이 한데 뭉쳐 퇴적층을 만들고 바위가 되듯이."
- 『배움의 발견 Educated』, 타라 웨스트오버

교육에서 '시간'을 제외한다는 것이 가능할까요?
단 한 번의 인사이트나 한 눈에 들어온 획기적인 발견을 통해 교육이라는 것이 이루어질 수 있느냐는 물음에 저는 다소 회의적입니다.

타라가 위에서 언급했던 것처럼, 모든 '앎'이란 경험의 누적입니다.
알고, 경험하고, 기억하는 것들이 뭉쳐지면 그것은 바위처럼 단단한 그 어떤 것, 지식이나 기술 혹은 지혜가 될 수 있을 것입니다.
시간이라는 흐름을 거치며 누적된 경험들은 기억에 의존하여 일정한 방향성을 갖게 되는데, 그것이 가치관이나 성향이 되고, 또 말, 행동, 생각 등을 통해 성격이라는 이름으로 발현됩니다.

타라는 책의 서두에서 다음과 같이 말했습니다.

"매일의 순환, 계절의 순환. 끊임없이 변화가 일어나는 듯했지만 순환의 원이 완성되고 난 뒤 돌아보면 아무것도 변화한 것이 없었다. 나는 우리 가족도 이 불멸의 패턴의 일부고, 어떤 의미에서는 우리도 영원할 것이라고 믿었다."
- 『배움의 발견 Educated』, 타라 웨스트오버

그녀는 후에 스스로 알게 됩니다.
그녀가 전부라고 믿었던 세상을 알려준 그녀의 아버지는 편집증, 조증, 과대망상과 피해망상에 평생 시달려 온 것임을.

어린 그녀가 선택할 수 있는 것은 없었습니다.
그녀는 자신의 부모가 교육이라고 일컬은 울타리를 안전한 것이라 신뢰했고, 그 안에서 성장했습니다.
하지만, 이후 그녀가 사회에 나와 알게 된 진실은, 그녀의 울타리는 허술했고 극단적이었으며 진실하지 못했다는 사실이었습니다.
앎의 댓가는 혹독했습니다.
이는 오로지 그녀의 몫이었고, 제법 긴 시간을 혼돈과 공허 속에 헤매여야 했어요.
그리고, 그녀의 여섯 형제 중 일부는 지금도 여전히 그 울타리를 신뢰하며 살고 있습니다.
울타리를 벗어나면 엄청난 재앙이 일어날 것처럼 말이지요.
그녀는 그녀가 받았던 교육을 순환이라 말했습니다.
그리고 그 순환의 원이 완성되고 나면 자신을 비롯한 가족은 모두 그 패턴의 일부가 되어버린다고 했죠.
저는 이 구절을 읽고 무서운 마음이 들었습니다.
우리가 사계절을 의심하지 않듯 처음 어떤 교육의 순환에 속하느냐에 따라 우리는 그 패턴에 소속되어 버립니다. 우리가 원하건, 원하지 않건 말입니다.
교육이라는 시스템은 패턴을 정당화하고, 의심할 수 없도록 공고히 하는 역할을 합니다.
마치 사람을 위한 교육이 있는 것이 아닌, 교육을 위한 사람이 있는 것처럼 말이지요.

"그때까지 평생 내 본능이 주장하는 것은 단 한 가지였다. 나 자신을 믿고 의지하는 것이 생존 확률을 높이는 길이라는 것."
- 『배움의 발견 Educated』, 타라 웨스트오버

그녀는 자신의 본능을 믿어야 했다 했습니다.
그래야 살 수 있다면서 말이지요.
하지만, 이러한 그녀의 믿음에는 눈에 띄지 않는 진실이 뒷받침되어야 합니다.
자신의 본능이 무엇을 원하는지 알고 있고, 그것을 믿을 수 있는 용기를 발휘해야 한다는 매우 어려운 현실 말입니다.

곰곰히 생각해 보지 않을 수 없습니다.
그 동안 우리가 옳다고 믿었던 것들이 과연 진실되고 정의로운 것이었을까요?
지금 이 순간에도 인터넷 뉴스만 열면 서로 다른 진실이 충돌하는 모습을 우리는 쉽게 목도할 수 있습니다.
그 중 진정 진실하고 정의로운 것은 무엇일까요?
그리고 그 기준은 어느 곳으로부터 기인한 것일까요?
진실하고 정의롭다는 것은 언제부터 언제까지를 의미하는 걸까요?
https://band.us/band/53359673/post/926721157


게시글 : 2020-02-01 / piagetbook

관리자 0 749
  • 페이스북으로 보내기
  • 트위터로 보내기
  • 구글플러스로 보내기
  • 카카오스토리로 보내기
  • 카카오톡으로 보내기
  • 네이버밴드로 보내기
  • 네이버로 보내기
  • 텀블러로 보내기
  • 핀터레스트로 보내기

Comments

홈 > 협회활동 > 교육 및 연수
교육 및 연수
Hot

인기 청운문학도서관 북큐레이션 특강

어느 새 살짝살짝 여름다운 더위를 느끼게 되는 6월입니다. 건조한 날씨에 태양은 더욱 강렬하게 빛을 내뱉고 있어 시야에 펼쳐지는 청량감 높은 녹색의 시원함이 무색할 정도로 오늘은 … 더보기
댓글 0 | 조회 486 | 추천 2
Hot

인기 아산교육지원청도서관 그림책큐레이터2급과정 종강

아산교육지원청도서관에서 진행된 그림책 큐레이터 2급 과정이 12주간의 여정을 마치고 이번 주에 종강을 하였습니다. 앞으로 아산을 비롯한 충청 지역에서의 선생님들의 활약을 기대하고 … 더보기
댓글 0 | 조회 380 | 추천 1
Hot

인기 수원시 일월도서관 도서관 주간 북큐레이션 특강

4월의 중순을 지나고 있는 봄이 무척이나 화사하고 아름다웠던 오늘이었습니다~^^꽃구경 좀 하신 토요일이었을까요~?^^오늘 저는 수원에 있는 일월도서관 도서관 주간 북큐레이션 특강에… 더보기
댓글 0 | 조회 463 | 추천 1
Hot

인기 3월 16일 서울특별시교육청 교육연수원 북큐레이션 연수 일정 공유 - 김미정회장

먼저, 저희 협회에서 함께 하고 계시는 모든 분들의 일상이 무탈하기를 응원합니다~^^.요즈음 봄다운 햇살과 바람 때문에 제 개인적으로는 바깥 대면 일정에 즐거움이 더해지는 날들이랍… 더보기
댓글 0 | 조회 448 | 추천 1
Hot

인기 3월 한국북큐레이터협회 전국 강의일정안내

3월 한국북큐레이터협회 전국 강의일정을 공유합니다. 해당지역에 계신분들의 많은 참여를 바랍니다.
댓글 0 | 조회 715 | 추천 1
Hot

인기 의왕시 중앙도서관 북큐레이션(성인) 수료 - 오지선 북큐레이터

의왕시 중앙도서관 북큐레이션(성인) 완료했습니다.주제 : 지금은 마음을 돌볼시간소주제 : 마음챙김이 필요한이유, 행동으로 마음 챙기기, 행복을 부르는 마음돌봄.
댓글 0 | 조회 501 | 추천 1
Hot

인기 따르릉~ 여기는 통영시립도서관입니다^^ - 손희경 북큐레이터

통영에서 협회로 북트레일러 강의를 요청하셨어요. 지난 번 타 도서관에서 진행한 강의에 대한 좋은 평가 덕분에, 머나먼(제가 사는 곳을 기준으로^^;;) 남해 통영 시립도서관에서 '… 더보기
댓글 0 | 조회 544 | 추천 1
Hot

인기 고양시 대화도서관 '나의 북트레일러' 프로그램 운영 - 손희경 북큐레이터

2021년 11월 성인들을 대상으로 북트레일러 제작 수업을 진행합니다.11월 9일(화)~12월 14일(화)까지 총 6회에 걸쳐 영상 제작 프로그램을 활용하여 나만의 북트레일러를 만… 더보기
댓글 0 | 조회 1,338 | 추천 2
Hot

인기 경남대표도서관의 작은 도서관사서 및 봉사자 대상 연수

유난히도 고운 빛깔의 가을이 노랗고 빨갛게 뚝뚝 깊어갑니다. 모든 것이 다 사라진 것이 아니라는 11월, 잘 지내고들 계신지요~♡오늘 오전에 진행한 경남대표도서관의 작은 도서관사서… 더보기
댓글 0 | 조회 622 | 추천 1
Hot

인기 광주대학교 문헌정보학과 북큐레이션 발표회

온 세상이 단풍으로 고운 날들입니다~^^어디에 있든 힐링이 되는 가을이라는 계절이 아름답네요~^^어제 다녀온 광주대학교 소식 공유합니다.협회는 지난 여름 방학 즈음에 광주대학교 문… 더보기
댓글 0 | 조회 825 | 추천 1

최근글


키워드


태그


협회상담전화


02-849-9956
월-금 : 9:00 ~ 17:00
토/일/공휴일 휴무
런치타임 : 12:00 ~ 13:00
Facebook Twitter GooglePlus KakaoStory KakaoTalk NaverBan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