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어딘가 여행을 가면 지역서점이나 도서관, 북카페 등을 꼭 들러보고 싶어집니다.
지역의 특색이 묻어나는 책공간을 알게 되면 보물 찾기 지도 속 보물이 있는 장소를 찾아낸 것 같고 그 지역의 유명한 책공간을 방문하면 여행지의 랜드마크를 다녀온 것처럼 뿌듯합니다.
얼마 전 강릉의 테라로사라는 북카페에 다녀왔습니다.
1층은 카페 공간으로 모든 벽면을 대형 서가로 만들었고 각종 예술서적을 전시해 두었는데 상상 이상으로 압도적인 분위기였습니다.
하지만 관광명소임을 증명하듯 사람이 많고 음료 제조하는 소음 등으로 인해 책을 읽을만한 분위기는 아니여서 아쉬워 하던 찰나, 2층 서점에서도 커피를 마실 수 있다기에 후다닥 올라가보았습니다.
2층 서점은 한길사에서 운영하는 한길서가로 인문, 예술, 역사, 문학분야의 다양한 책들을 만나볼 수 있었습니다.
유심히 책을 한 권 한 권 들여다보고 있는데 서점지기로 보이는 분이 다가오시더니 출판사의 역사와 책에 대해서 설명을 해주시더군요.
저도 자부심 있게 한국북큐레이터협회에서 북큐레이션을 공부하고 있다고 하니 더 반갑게 대해주시며 담소를 나누던 끝에 “사람들이 카페에서 만원, 이만원은 어렵지 않게 쓰면서 책 한권은 너무 비싸다고 안 사가려고 하는데 참 안타까워요.” 라고 말씀하시는데 왠지 마음이 찔렸습니다.
방금 1층에서 가족들 마실 음료와 빵 사는데 3만원 넘게 쓰고 와서 책들을 둘러보며 선뜻 살 생각을 못하고 책 값 비싸네.‘ 하며 주저했던 제 마음의 소리를 들킨 것 같았습니다.
몇 모금이면 카페인 효과만 남기고 사라져버릴 커피는 고민도 없이 사 마셨는데 마음의 양식인 책을 사는 것은 왜 그렇게 고민 했을까요.
저는 살까 말까 고민했던 책 한 권과 제 눈길을 끌었던 책 두 권을 사들고 나왔습니다.
저를 위한 제대로 된 투자를 했다는 마음에 내심 뿌듯하더군요.
지하 1층은 어린이 도서관이 마련 되어 있는데 아쉽게도 제가 방문한 날은 휴관일이었습니다.
어떤 공간일지 궁금했는데 다음에 꼭 다시 들러보고 싶어졌습니다.
강릉에 가실 일이 생기시면 꼭 들러보시길 추천드립니다.
앞으로 좋은 서점, 책공간들이 많이 알려져서 책도 많이 팔리고 꼭 들러야 할 관광명소처럼 유명해졌으면 좋겠습니다.
- 글 : 이알리시아 -
테라로사 경포호수점 : 강원 강릉시 난설헌로 145